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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 과거를 돌아보면 운이 굉장한 영향을 끼친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사람들을 봐도 운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운은 어떻게보면 나의 실력과 구분되는 개념같다. 그리고 내 실력보다는 운적인 요소에 무언가 결정될때 운이 좋으면 기쁘고 운이 안좋으면 아쉬운 감정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방어기제로 실제로는 실력에 의해 결정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운이 안좋았다고 생각하며 아쉬워하는 경우가 있다. 방어기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는 상당히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생각흐름이다. 하지만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쉽지 않은 일에도 운이라고 생각하며 아쉬워한다. 예를들면 한문제만 더 맞으면 더 좋은 학교 갈 수 있는데 못가서 너무 아쉽다고 대학생 4년 내내 또는 그 이후까지 곱씹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내 경험상 아무리 실수라도 한문제 더 맞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실력의 영역인 경우가 많다.

 

객관적으로 운에 의해 좋지 않은 결과를 맞딱뜨리게 되었다고 쳐도 이에 대한 아쉬움도 때로는 과장된 것일수도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현재 기점에서 자신을 판단하게되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현재는 수많은 긍정적인 운적 요소의 합으로 이루어지고 그게 과거의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 운적 요소는 내가 열심히 살았다면 실력의 요소로 흡수된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그동안 축적해온 실력에 대비해 작은 운이 모든 것을 결정한것처럼 느껴지는 아픔을 느끼게된다. 애초에 내 실력이라는 것이 과거의 긍정적인 운과 부정적인 운이 조합으로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어떤 운적 요소에 맞딱뜨려 실패를 하게되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운이 내 그동안의 실력과 노력을 무너뜨렸다는 착각을 하게된다. 물론 그 운이 따라줬다면 좋았겠지만, 굳이 나에게 그 상황에서 운이 따라줄 이유는 사실 없다.

 

운과 실력의 경계선은 매우 애매하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 자체가 굉장히 불확실한 정의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운과 실력이라는 틀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이러한 틀을 우리가 견지한다고 했을 때 바람직한 자세/판단은 무엇일까 생각해본 것이다.

 

운적인 요소를 줄이기 위해 실력을 키우라는 얘기를 많이한다. 하지만 이는 목표가 고정되었을때의 이야기다. 예를들어 충분히 공부를 해서 실력을 키우면 평소에 서울대 점수가 나오는 학생이 아무리 수능 전날 감기몸살이 난다고해도 갑자기 2-3단계 아래 대학수준의 점수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적다. 서울대 점수가 나오는 학생이 전날 감기몸살이 걸려서 집중력과 심리가 흔들린다해도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 변동폭은 낮아지게된다.

 

하지만 목표가 계속해서 변하는 경우는 말이 다르다. 애초에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도 어떻게 보면 운과 실력의 조합으로 결정되고, 잘 세운 목표가 많은 것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기존 목표에 있어서 내가 실력을 키워서 운과 실력의 비율을 1:99로 만들었다해도 새로운 목표를 세울때 운의 요소가 급격히 커지고, 그 목표에 있어서는 내 실력이 비중이 과거 99보다는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 생각에 나는 모든 것을 실력으로 승부본다는 말이 애초에 자신의 목표가 낮거나, 겸손하지 못하다는 반증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바람직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내 생각엔 첫째, 주어진 상황에 대해 여러 긍정적인 운적 요소가 작용했음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둘째, 긍정적인 결과를 맞딱뜨렸을때는 운적 요소에 스스로를 검증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맞딱뜨렸을때는 실력적인 요소에 스스로를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같다. 이것은 억지로 겸손해야 할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은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은 운을 과대 평가한다. 셋째, 내 운이 지속해서 안좋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 방향성이나 접근이 잘못된다는 반증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새로운 도전이나 높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반증일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불운에 대해 실망하고 화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