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에 생각이 많지만 한번 풀어보겠다.
퀀트 내가 애초에 왜 했는지 이게 맞는 방식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 breadth & depth ]
퀀트가 conventional value 인베스터보다 유리한 점을 발할때 보통 breadth 와 depth라는 개념이 쓰인다. 사실 나도 이 개념을 만들었다고 알려진 그리놀드의 논문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포트폴리오 성과는 depth * sqrt(breadth)로 계산된다고 한다. depth는 실력, 정확도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그리고 breadth는 그 실력, 스킬이 적용될수 있는 범위, 적용하는 범위에 해당된다. 예를들어, 특정 종목의 방향성에 대한 정확도가 90%에 달하는 애널리스트의 경우엔 만약 그 애널리스트가 n개의 종목을 분석할 수 있다면, n의 값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애널리스트가 직접 투자를 해서 돈을 잃을 확률이 exponential 하게 줄어든다. 모든 종목에서 손실을 낼 확률은 10%의 n제곱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목을 깊이 분석하고,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CEO를 만나고,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실제로 써보면서 리서치하는 애널리스트의 경우 몸이 여러개가 아닌 한 깊게 분석할 수 있는 종목 수 n이 20개를 넘어가기 힘들 것이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게 퀀트라고 주로 말한다. 퀀트는 어떤 특정 로직을 바탕으로 적게는 1종목이지만 많게는 거의 제한이 없을 정도로 적용해서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퀀트는 한 종목에서 이익을 낼 확률이 50%에서 1%p만 더 높다고 해도.. 엄청난 성과를 이론적으로 낼 수 있다. 물론 이런 전략은 수수료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일단 논외로 치고.. 이론상으론 그럴듯하다. Quant may compromise on depth but increases breadth. 이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behavioral bias가 사라진다.과거에 수익이 검증된 확률적으로 높은 게임을 할 수 있다 등등...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이 부메랑처럼 퀀트의 단점이 되기도 하고, 진짜 장점이 아닌 경우도 있다.)
또 하나 퀀트가 굉장히 유용한 이유는 breadth가 넓어지면서 현실적으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폭이 successful quant와 successful value investor과 비교를 했을때 전자의 변동성 제어 능력이 후자의 변동성 제어 능력보다 비교도할 수 없게 좋을 수밖에 없다. 변동성 제어는 레버리지를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와 관련이 되어있다.
하지만 실상은 퀀트에게 마냥 쉬운 시장이 아니다. 아무리 breadth(종목수, 트레이딩 횟수)를 높여 depth가 낮아지는 부분을 상쇄한다 하지만, 마냥 아무 생각없이 데이터를 가지고 가공하고 주어진 방식대로 코딩하고 하다보면 그 사이에 수많은 bias (퀀트가 빠지는 여러 bias... look ahead bias 등)가 도사리고 있는데다가 아무리 데이터마이닝을 한다해도 profitable trading strategy를 만든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정교한 백테스팅을 바탕으로 bias가 없는지 끊임없이 체크해야하고 실제 트레이딩을 집행했을때 on paper와 괴리되는 점이 발생하는지 철저히 관찰해야된다. 순수 아비트라지 전략의 경우 정말 봇이 알아서 돌아가게 만드는 맘편한 전략이 있을 수야 있겠지만, 사전, 사후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트레이딩 과정을 분석하는 정교함, 철저함이 요구된다. 퀀트가 마치 편한 투자방식이라고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철저함과 사후 관리 등에 있어서 밸류인베스터랑 다를게 있어서는 안 된다. 물론 어떤 천상계의 퀀트는 자긴 봇을 100%이상 신뢰하고 알아서 돌아가게 만든다고 말하겠지만, 일단 나는 그 수준이 될 가능성도 없고 그럴 단계에 다다를 욕심을 부릴 생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퀀트 투자자가 밸류 인베스터와 다른점은 바로 투자하기 전 중간단계의 유무이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밸류 인베스터는 일단 종목 분석을한다면 엑셀을 할 줄 안다는 전제하에... 재무제표를 보고, 시장상황을 보고, 제품을 보고 등등 바로 투자와 관련된 것들에 집중해서 분석한다. 하지만 퀀트의 경우 데이터 클리닝, 수리, 코딩, 바이어스 체크, 통계 등 투자와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에 머리가 아프도록 분석하고 고민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실제 투자 종목에 대한 어떤 펀더멘탈적인 핵심에 다가서기 어려워지고 (아무리 퀀트가 어떤 로직을 가지고 큰 붓으로 캔버스를 쭉 칠하듯이 투자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테크니컬한 접근도 펀더멘탈한 rationale이 요구되고 필수적이다) 이는 곧 투자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투자 성공의 핵심은 코딩이 아니라 결국 시장에 먹히는 창의적인 인사이트이다. 퀀트의 구색을 맞추느라 이것저것하다보면 결국 투자의 핵심에 멀어지고 겉으로는 번지르르하지만 실상은 어떤 회사의 좋은 제품을 써보고 투자를 결정한 일반인보다 훨씬 못한 결정을 내리게된다. 그냥 depth breadth 따질것 없이 그냥 기본부터가 안 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을 갖춘 사람이라면 사실 퀀트를 하든 밸류 인베스터를 하든 그 중간을 하든 상관이 없다 (그런 것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 사실 나는 breadth를 늘리려 코딩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철학 공부를 하다가 관심을 가진 케이스였는데.. 어느순간 쫒기듯이 코딩을 하게되고 점차 본질에서 멀어지지 않기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함을 느끼게된다... 하여튼 기본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고 퀀트를 하든 밸류 인베스터를 하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퀀트를 해야되는 이유가 있을까? 이는 크게는 본인 마케팅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퀀트는 뜨는 시장이다.. 작은 시장에서는 1등을 해야 의미가 있지만 큰 시장에서는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만들면 의미가 있다. 예를 들기가 어렵지만... 대충... 미술로 밥먹고 살려면 많이 잘해야되지만, 코딩으로 먹고 살려면 적당히만 잘하면 되는것과 비슷한거 같다. (물론 샘플링 바이어스가 있을 순 있지만.. 애초에 뜨는 직종에 더 똑똑한 사람들이 진입하기 때문에 더 높은 비율이 사람이 고액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그런 효과도 분명있겠지만... 요즘들어 특히 탑티어 학교의 허접한(?) 과 출신보다 그냥저냥 학교의 좋은(?)과 출신이 취업이 더 잘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학교랑 취업이랑은 또 다르다 말하면 더 이상 할말은 없지만.. 대충 you get my point...) 퀀트는 그런 의미에서 본인 마케팅, 포장에 수월하고 본질적인 실력이 없는데 코딩 좀 한다고 말하면서 뜨는 시장에 발을 담구고 거기에서 눈먼돈에 수수료를 떼먹으면서 돈을 벌 수가 있다. 사실 이래서 더 투자자에게 해악이 되는 퀀트 매니저들이 많아질것이라 생각이든다... (하지만 난 그냥저냥 남 수수료나 빼먹으면서 평균연봉보다 그냥저냥 높은 돈을 받아가면서 할라고 시작한게 아닌데...) 자신의 본질적인 실력을 코딩이나 빅데이터 백테스팅과 같은 단어 뒤에 숨기는 것이 용이한데다가 애초에 퀀트 투자는 통계, 수리, 코딩이 숨쉬듯이 되지 않는다면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는 함정이 엄청나게 많이 도사리고 있다. 내가 밸류 인베스터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성공적인 퀀트 투자자들은 항상 성공적인 밸류 인베스터를 모방하고 배우려고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퀀트 투자를 하면서 또 퀀트 투자자로서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코딩과 수학을 공부하면서 가끔 현타가 온다. 이러면서 내 본질적인 실력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닌지... 내가 본질적인 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퀀트쪽으로 가는 것이 유의미한 것인지... 적어도 투자세계에서는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쩌리들이 어쩔수없이 퀀트기법을 활용하기 위해 고생해야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게 왜 문제냐하면...
겉으로는 번지르르하지만 실상은 허접한 글을 써가며 퀀트 애널리스트란 타이틀로, 실상은 필패의 전략을 운용하면서 퀀트 pm이란 타이틀로... 개인이 피땀흘려 번 돈에 고액의 수수료 부과하며... 고액연봉을 받으며... 실제 투자 수익은 60/40 포트폴리오에서 다 오고 본인이 overlay하는 전략은 롱/숏 양쪽으로 털리지만... 마케팅으로는 60/40를 무지한 전략이라 매도하며... 본인 펀드를 파는... 본인은 모른다. 왜냐면 intellectual한 honesty는 멘탈에 꽤나 충격을 줘서 직시하기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 내가 잘 모르는걸 수도 있지만... 이렇게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면서 최소 억대 이상 연봉을 버는 비율이 높은 직종이... 금융... more specifically 퀀트 쪽 말고 있을까? 싶다...
마치 퀀트는 쓰레기다 라는 글같지만... 퀀트는 쉬운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새기고자하는 글이고.. 탑티어 대학출신에 피나는 노력끝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실력있고 존경스러운 사람도 매우 많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갭차이는 엄청난 것 같다. 아무리 허접한 목수도 적어도 앉을수 있는 의지는 만든다. 하지만 적당히 허접한 퀀트는 당신의 돈을 야금야금 빼먹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다룬 여러 고민은 한편 순수 마켓 마이크로스트럭쳐를 바탕으로 아비트라지를 진행하는 하이프리퀀시 퀀트에게는 해당이 안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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