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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 Insight

퀀트의 종류

이 글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일 수 있다.

하지만 퀀트에 대한 관심이 분명 올라가고 있고 일반적으로 기사에선 퀀트라고 뭉뚱그려 표현하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있긴하다.

퀀트에 대한 분류는 그냥 내 생각이고 사람마다 다르게 분류할 수 있다.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글이다.

 

퀀트는 기본적으로 금융(경제)+컴퓨터공학+통계+수학 네 가지 분야를 다룬다.

하지만 보통 퀀트마다 네 가지 중 특정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네 가지 분야에 모두 기본 이상의 지식은 필요하다. "네 가지가 다 강하지 않다고 탑퀀트가 아니다"는 아닌 것 같다. 뭔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네 가지 모두 부족해도 아이디어가 특출나서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그건 탑퀀트가 아닐까? 그래도 탑티어 퀀트들은 네 가지 모두 잘하고 굳이 이 중 두 가지를 뽑는다면 컴퓨터공학과 통계인 것 같다.

 

퀀트는 먼저 리스크 퀀트와 알파 퀀트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리스크 퀀트는 시장 예측보다는 구조화, 금융공학적인 상품 설계, 리스크 관리 등에 방점이 찍히고, 알파 퀀트는 시장 예측에 더 방점이 찍힌다. 퓨어한 알파 퀀트는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퓨어한 리스크 퀀트는 없다고 생각이 된다.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모델에서 벗어난 현상이 일어나고 이 상황에서 리스크 퀀트는 손 쓸 시간도 없이 엄청난 손실을 실현하게 된다.

 

1. 리스크 퀀트

    한국에서 유행하는 ELS 상품을 만드는 사람, 부동산 구조화 등이 여기에 속하는 것 같다. ELS 헤징이 리스크 직무라는 것이 아니라 프론트 트레이딩 퀀트이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예측보다는 모델링을 기반으로 주식, 옵션을 사고 팔고해서 고객이 산 ELS의 수익구조(payoff)를 모방(replicate)하려고 애쓴다. 이 때 시장에 대한 어떤 시각(변동성이 심해질 것이다 또는 약해질 것이다 등등)을 가지고 헤징 전략을 수정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델에 기반해서 상품을 금융공학적으로 만드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퀀트는 굳이 뽑자면 금융과 수학에 강해야된다고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팔리는 금융 상품만 해도 설계하는 데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수학적 수식이 그 밑에 깔려있다. 확률 미적분에 대한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2. 알파 퀀트

    알파 퀀트는 시장 예측을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다. 내 생각에는 보통 트레이딩하는 주기에 따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노초 단위부터 ~ 길게는 1년 정도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상 워렌버핏처럼 투자하면서 퀀트라고 하기에는 난 잘 모르겠다. 나노초 단위로 트레이딩하는 경우 컴퓨터공학만 잘해도 된다. 이제 거기서 더 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컴퓨터공학, 수학 보다는 통계와 금융에 대한 지식이 더 요구된다. 수학과 통계를 분리하는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떻게 퀀트가 될까?

- 리스크 퀀트가 요구하는 스킬셋도 충분하면서 알파 퀀트가 요구하는 스킬셋도 동시에 갖춘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생각이 든다. 있긴 있겠지만 매우 드물다. 그리고 알파 퀀트 내에서도 나노초 단위 high frequency trader와 3-4개월을 주기로 트레이딩하는 퀀트의 스킬셋은 아주 다르다. 모든 거에 대한 지식이 탄탄한 사람이 있을 순 있지만 결국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 리스크 퀀트 중 ELS 퀀트가 되려면 증권사에 취업하면 된다. ELS는 정말 복잡한 상품이고 상품자체의 유용성을 떠나 ELS관련 일 하시는 분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ELS를 하려면 최대한 대기업을 가는 것이 좋다.

- 알파 퀀트가 되려면 일단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이 좋아야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런 접근법에 익숙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꼭 그런건 아니겠지만. 국내에도 알파 퀀트 하우스들이 꽤 있다. 국내 대기업은 잘 모르겠다.

- 국내 대기업 증권사/자산운용사 퀀트가 되려면 보통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학부 대학에서 졸업을 해야한다. 일단 이게 제일 중요하다. 그렇다고 그 대학 출신이 무조건 더 잘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중소형사 스타트업에 있으신 non-target school 출신 분들이 더 잘하는 것도 봤기 때문에... 하여튼 국내 대기업은 그렇다. 손가락안에 들지 못한다면... 서류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외국 주요 거점 퀀트가 되려면 (뉴욕,런던,싱가폴,홍콩) 일단 영어를 잘해야한다. 음 근데 하이프리퀀시를 한다면 영어 잘 못해도 된다. 영어 못하는게 오히려 플러스가 될 수도. 일반적인 경우엔 영어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리스크 퀀트보단 알파 퀀트에 대한 수요가 훨씬 많은 것 같다. 학벌은 국내 타켓 스쿨 출신이 아니어도 된다. 왜냐면 웬만하면 모르기 때문에. 그냥 관련 전공에 관련 인턴 경험 및 필요한 스킬셋이 있다면 충분히 붙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또 local presence 가 중요한 것 같다. 뉴욕에 잡을 구한다면 뉴욕에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실력이 있다면 어디에 있든지 비행기 태워서 면접보게 한다.

- 그냥 뭐가 뭔지 모르겠고 그냥 퀀트 되고 싶고 글로벌 탑티어 퀀트가 되려면... 글로벌 탑10 금융공학 석사를 나오면 가능성이 매우 올라간다. 그러면 글로벌 탑10 금융공학 석사는 어떻게 갈까? 학부 학벌이 좋으면 좋을 수록 좋다. 그런데 꼭 한국 손꼽히는 대학에 나올 필요는 없다. 그것보다는 전공이 중요하다. 컴공과 수학을 복전하고 탑티어급 기술을 가진 금융회사에 인턴을하고 그리고 학점은 무조건 만점에 가깝게. 영어는 원어민급까진 필요없지만 준원어민급? 그래서 탑10 금융공학 석사를 하면 2억+이고 탑티어급 회사 경우 3억+가 초봉으로 알고 있다. 이후 상승률은 성과 이즈 더 리밋.

- 하지만 탑 퀀트가 꼭 직업이 있을 필욘 없다.

 

여기 설명한 내용은 좀 전반적으로 쓴 글이라 하나하나 따지만 틀린 내용이 많다. 그냥 참고해서 내가 주저리 쓴 글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금융권엔 증권 은행 보험 운용사 평가사 데이터제공업체 등등 엄청 많은데

그 안에 엄청 세부 분야인 퀀트 내에서도 엄청나게 다르다. 방향성이나 스킬셋이. 모든 분야가 이런 측면이 있겠지? 이 때문에 아무리 금융권 10년+ 경력을 가진 사람의 조언이라도 그 조언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결론은 본인이 내려야한다. 안 맞아도 듣다보면 배우는 게 있다.

 

그냥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그냥 금융권 해서 두루뭉실하게 금융권가려면 이래야된다 이런 얘기가 많고 나도 일하는 입장에서 그냥 되돌아보니 생각이 들어서 써봤다. 그런 얘기는 사실 대다수에게 적용되긴 하는것 같다. 싹싹해야하고 적극적이고 말 잘해야되고 그런거? 솔직히 대부분의 경우 학벌이 큰 결정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큰 건 taking initiative 하는 거같다. 생각보다 어렵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 되는게 목표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스킬셋으로 다른것도 적용 가능하니까...

 

고수 진짜 많다. 무능한 사람도 많지만 고수도 정말 많다.